중학교 2학년때 사춘기가 시작되어지는 때라 그런지 12월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교환, 연극 등을 하면서 보내던 날들이 너무 좋았었습니다. 그때는 크리스마스가 왜 그렇게 더디 오는지...
교회에 모여서 밤마다 연습하는 시간이 즐겁기만 했고 기다려졌습니다. 그땐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바로 한해가 끝이 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어느 순간부터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기 보다는 교회에 츄리 장식을 할 때면 ‘아 올해도 다 지나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옵니다. 교우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벌써 한해가 지나갔습니다”라고 이야기 하게 됩니다. 나이 먹었다는 증거입니다.
요즘은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주님과 동행하였던 기억나는 순간에 인도하신 에벤에셀 하나님, 기둥을 세웁니다.
아무래도 올해 가장 힘든 시기가 언제가 하면 ‘코로나’걸린 시기라 할 것입니다. 기적적으로 교우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무사히 넘길 수가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교역자들이 코로나에 걸려 교회는 할 수 없이 2월 7일까지 교회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교회 예배는 예전 녹화된 예배를 송출하던 1월 31일 주일날, 집사람과 함께 둘이서만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에 왔습니다. 두 주간이었지만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교회는 썰렁하였습니다. 새벽에 묵상한 말씀을 가지고 집사람 앞에서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서 오직 집사람이 반주를 하고 폐렴으로 인해 숨이 차 찬양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조명도 꺼져있는 상태였지만, 예배드리는 그 자체만으로 감동이 있었습니다. 비록 집사람 앞에서 설교한 10분짜리 말씀이었지만 그것도 감사였습니다.
아마 그날 드렸던 그 예배가 훗날 내 인생을 뒤돌아 볼 때 두고 두고 기억될 예배가 될 것이고, 그때 가졌던 예배의 소중함을 마음속에 간직할 것입니다.
지금은 바람에 날라가고 만 천막에서 드렸던 예배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예배당에서 드릴 때보다 준비하는 과정도 많았고, 이우리 목사님이 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어쩔 때 뜨거운 햇빛이 바로 머리로 떨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불렀던 찬양은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초막이나 하는 대목을 묵상하며, ‘비록 천막에서 예배드리지만, 이곳에 하나님을 모시고 예배드리오니 이곳이 하나님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지금 온라인으로, 차안에서 예배드리시는 모든 분들의 자리를 하나님의 임재로 채워주옵소서’ 기도했었습니다.
역시 기억나는 것은 어려움 가운데 있었던 것들입니다. 그렇지요. 모든 것이 잘되서 흘러 갈 때는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고생한 것은 기억에 남습니다. 고생한 여행이 기억에 남는 것처럼 말입니다.
평생에 처음 경험했던 일들이라 더욱 기억에 되새기려 합니다.
2021년도 마지막 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