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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세쨋날 이야기2024-02-01 11:23
작성자 Level 10

지난 밤에 목사님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로 인해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습니다. 목사님들 중에는 동성애의 문제보다 더큰 문제로 힘들어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문제는 아예 생각을 못하고 지금 일어나는 분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아파하는 분들입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쩌면 저는 너무 사치스러운 고민을 한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분들이 경험하는 것을 저는 한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두렵습니다. 목회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분들에 비하면 저는 너무 귀한 분들과 목회하는구나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미국의 유명한 교회 목사님과 같이 식사를 하였습니다.(유명한 이유는 하두 목사들이 많이 바뀌어서 유명한 교회입니다) 미국의 가장 유명한 대학만 나오신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목회는 학벌가지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려움을 많이 겪으셔서 그런지 도통한 사람같습니다. 대화를 하다보니 이분이 왜 어려운지 알것같습니다. 같이 식사하는 어떤 목사님은 지금 한참 교회가 분규중입니다. 그런분에게 하시는 말씀이 "부목사를 하다가 담임목회를 하면 한번은 실패한다"라는 것입니다. 본인이 어려움을 겪으시면서 주변을 보니 그렇다라는 것입니다. 관찰하신 바이니까 할말은 없지만 아픈 분에게 할 소리를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만약에 성도들에게도 저렇게 정답만 말씀하신다면 그분은 계속해서 목회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아침 강의는 그렇게 기대하던 박교수님의 강의였습니다. 로마서 5장을 가지고 이야기 합니다. 동성애는 여러가지 죄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난 성향적으로 그렇다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명확합니다. 마음속으로 생각이 되어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기보다는 그것을 죄로 여기고 그것을 이기기 위하여 위하여 기도하고, 또한 내 스스로 안되기 때문에 예수님의 보혈로 그것을 덮고 중보자 이신 성령님께서 친히 간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마음속에 음란함이나 남을 정죄하거나 하는 마음이 들어올때 그것을 이기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죄의 경중은 없습니다. 다만 동성애는 파급효과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더 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분의 핵심은 동성애만 가지고 이야기 하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내가 의로운 것도 아니다라는 양비적인 설명입니다. 목회자로서 맞는 말입니다. 그분의 강의는 끝나고 유승원 목사님(신학자, 디트로이트 연합장로교회 목사)에 의해서 요약이 되어집니다. 참 매력적인 목사님 이십니다. 교제하다가 정말 마음에 너무 들었습니다(물론 선배님이십니다) 대광고등학교를 나오고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예수님을 더 알아가기 위하여 일년간 휴학하고 갈등하던 이야기, 그래서 그런지 이분에게는 앞에 목사님과 다른 것을 보게 됩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폭이 참 넓습니다. 같이 경험해도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유승원 목사님이 내년도 총회장이 되었습니다)


점심식사후에 그 유명한 한국 정기총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뒤에 반정곤 목사님이 앉아계시고 많은 은퇴목사님들이 계십니다. 젊은 사람들은 회의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의 모습이지요. 그리고 학번으로도 제 동기들은 거의 막내입니다. 회의중에 법해석으로 장장 두시간이 흘러갑니다. 총회라고는 처음참석한 저로서는 정말 견디기 어려운 광경입니다. 어떤 안건이 개헌이나 헌의다 부터해서, 이것이 회칙개정이나 아니다, 유권해석까지 한분이 말씀하시면 다른 분이 나와서 말씀하십니다. 모두 교회법에 능통한 분들입니다. 거기서 저처럼 엉터리 목사는 법이요 하면 정말 문제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소중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1시 30분에 시작한 회의는 6시가 넘어서 급하게 안건을 처리하면서 끝이 났습니다.

젊은 목회자들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하에 일년은 세미나 중심으로 그리고 PCUSA법에 맞춰서 정기총회를 이년으로 하자는 이야기는 부결되었습니다. 내가 노인이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젊은 목회자들은 이 안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는 분이 없습니다. 교회를 살리려면 젊은 목회자들을 살려야 한다고 올린 안건에 어느 누구도 그들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라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교회 당회를 생각합니다. 지난번 장로 집사 연석회의가 좋았습니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눈높이가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총회를 통해 얻은 현 교단상황은 이렇습니다.

첫째로 현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노회를 대상으로 해서 교단탈퇴한 교회는 한군데도 없습니다. 교회 자체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총회 동안에 교단 탈퇴를 진행하는 교회 장로님들이 오셔서 교단탈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알았습니다. 다는 아니지만 교인들은 동성애를 반대하지만 미래를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도 어쩌면 기득권 세력입니다. 다들 두려워 하는 것입니다. 나감으로 책임져야 할 일들을 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의 이유는 늘 같습니다. 안에서 싸워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뭘 어떻게는 없습니다. 그냥 안에서 싸워야 한다 오직 그 이야기뿐입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당회원이 반대하면 노회는 그 목사를 치리합니다. 지금 그래서 이문제로 분규가 일어난 교회들이 있기 시작하였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목사님들은 대부분 남아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김선배목사님의 보고는 더 절망적입니다. 나간다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분은 PCUSA스텝이니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이 안에서 개혁해야 한다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 말에 아마 모른긴 몰라도 대부분의 목사님들이 수긍을 합니다.

머리가 모자란 김인철 목사는 색깔을 정확히 드러냈습니다. 총회에 정통하고 저를 아끼는 한 목사님이 조용히 이야기 합니다. 김목사 의견은 내놓지 말라,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참 슬픈 일입니다. 그분의 의견은 정확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바입니다. 교회는 다른 교회와 전쟁을 치루고 있습니다. 옆교회가 무너져야 우리교회가 살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속에서 우리는 동성애 반대해서 교단을 나간다 하면 남는 교회는 뭐가 되겠습니까? 그럴 수 밖에 없는 심정도 이해가 됩니다. 모여도 생각이 다르고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너무들 고통하고 있습니다. 나간다는 사람은 모두 자신의 목회를 어렵게 만드는 교회가 됩니다. 들어보니 다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제일 어이가 없는 것은 그분들이 아닌 저입니다. 저는 일년 반전만 해도 이런 것은 고민도 하지 않았던 목사입니다. 하나님이 건물을 주시고 귀한 분들을 만나게 하신 큰 은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목회만 하는 줄 알았더니 저에게 직면한 문제는 그분들보다 휠씬 더 심각합니다. 곧 저희교회는 노회와 약속한 이년이 지나갑니다. 이년이 지나가면 우리교회 부동산, 동산은 모두 노회소속이 됩니다.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미국 총회에서 일하시는 김선배목사님의 말씀이 무섭게 다가옵니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사람들 안중에도 없습니다. 노회가 어렵기 때문에 교회를 빼앗게 되면 다 팔아서 경비로 충당합니다. 미국 교회도 어려운데 한국교회는 능력이 없습니다"

더 충격적인 내용은 어느 미국교회가 그렇게 교단을 나갔는데, 불과 한달전에 썼던 그 교회 건물을 나간 교회에 팔겠다고 노회에서 공문이 왔다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수십년간 그 건물을 사용했으니 너희에게 먼저 우선권을 준다는 것이지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저녁 집회가 참 좋았습니다. 이광희 선교사가 나와서 찬양을 했습니다. 국민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분, 거지로 살다가 예수를 만난 그분, 악보를 보지 못하지만 세계를 돌아다니며 찬양하는 분입니다. 그분의 대표곡인 달리다굼을 비롯한 찬양은 무겁던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 향하게 만듭니다. 마지막 찬양은 천국에서 만나보자, 며칠후 입니다. 앞에서 찬양하시는 머리가 흰 목사님들, 그리고 사랑하는 동역자들,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그렇습니다. 천국에서 만날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길을 걷고 있습니다. 찬양을 하는데 마음이 한곳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때문에 우리는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끝나고 장신동문회로 모였습니다. 존경하는 박창환 학장님으로부터 저보다 50년 선배부터 계십니다. 거기에는 총회장만 5분이 넘도록 계셨습니다. 목회할때는 큰교회, 작은교회, 유명한 목사, 무명의 목사로 구분되어졌지만 은퇴한 목사님들, 그분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후배는 거의 없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종들일 뿐입니다. 더 잘 차려입은 목사님들도 없습니다. 모두 거기서 거기입니다. 흰머리도 굽어진 허리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모두 겸손하십니다. 그렇지요. 그렇게 나이가 들어서는 그저 서로를 격려하고 세우고 기도해 줍니다. 늙어서 교만할 것도 자신의 과거를 자랑할 것도 없습니다. 더이상 자리때문에 싸우지 않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도리어 귀찮아 합니다.

그 모습은 저의 20년 후의 모습입니다. 저렇게 흘러갈 인생인데, 감투에 연연하고, 인간적인 야망으로 교회를 끌고가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나님 앞에 사람앞에 진실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아는 친구들이 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두교회가 합쳤으니 얼마나 힘들겠냐, 그리고 너무 많은 목사님들이 저희 교회를 정확히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모르시는 것이 있습니다. 오렌지가나안장로교회 식구들이 얼마나 끝내주는지 말입니다. 제가 자랑하지 않습니다. 믿지 못할 이야기 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단한 분들 뵈니 작디 작다못해 쪼다같은 목사를 목사라고 인정해 주시며 사랑해 주시는 교인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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