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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dle Child(동생이 왔다 갔습니다)

posted Dec 06, 2017

저희 형제는 오남매입니다. 위로 누나가 있고 다음이 저, 그리고 여동생, 남동생 둘이 있습니다.

지난 주에 제 밑에 있는 남동생이 출장을 왔습니다. 형제중 중간에서 자란 사람들에게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장남은 장남이라 사랑받았고, 막내는 막내라 사랑받았다는 것입니다. 중간은 이도저도 아니라서 천덕꾸러기처럼 자라게 되었다고 말을 합니다. 어쩌면 형에게는 양보하라는 말을 들었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는 동생에게 양보하라는 말을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동생은 중간에 낀 사람답게 늘 독립적으로 살았습니다. 자신이 알아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결정할 때 부모님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후 대학을 진학할 때 갑자기 옷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며 의상학과를 들어갔습니다. 단 한번도 미술을 공부한 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공부를 썩 잘하던 제 동생의 결정에 부모님들은 반대하시다가 알아서 하라고 하셨습니다. 2년을 다니더니 자기의 길이 아니다라고 말하고는 고시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실패하였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토대로 괜찮은 직장에 그것도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비서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스타벅스’를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갈 때 그 일을 진행하는 책임을 맡았었습니다. 오랜 세월 영어에 매진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길을 알아서 개척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돈을 모아서는 훌쩍 직장을 그만두고 외국으로 떠나서 공부하였습니다. 지금도 가장 잘한 것이 그때 털고 떠난 것이라고 말합니다. 직장을 잡아도 방글라데시, 필리핀등지에서 직장생활을 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니 제 동생과 같이 보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저는 저대로 제 일에 바빴고 제 동생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기에 바빴습니다. 20대 이후 거의 같이 한자리에서 밥을 먹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애경이라는 기업에서 구조조정본부장도 하고 신규사업팀장도 하는등 소위 유통업계에서 잘 나갔습니다. 그러던 동생이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동생의 삶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는 일마다 안되었습니다. 이번에 국가 프로젝트를 맡아 다시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인공지능에 관련된 일입니다.

이번에 출장온다고 해서 굳게 마음먹은 것이 있습니다. 동생과 정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시간을 잘 보내자는 것이었습니다. 밥을 여러번 같이 먹었습니다. 오랜 시절에 이미 가치관도 생각하는 것도 신앙관도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동생도 저에게 맞추려고 노력했고 저도 노력했습니다. 금요일에는 제 아이들과 영화를 보겠다고 해서 아이들만 보내려다가 ‘동생과 같이 영화를 본적이 없었다’는 생각에 영화도 같이 보았습니다. (물론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잠을 자기 시작했지만 말입니다) Black Friday에 같이 물건을 사러 다니기도 하고 코스코에 장도 같이 보았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가 인도하는 수요예배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라는 사실입니다. 돌이켜 보니 수십년 해보지 못한 일을 이번에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제 동생이 늘 홀로 감당해야 했던 일들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사실 아버지, 어머니에게 가장 큰 효자는 바로 이 동생이었습니다. 듬직한 맏아들도 이쁜 막내도 부모님을 그렇게 돌보지는 못했습니다. 잘 나갈 때는 부모님께 가장 많은 생활비를 준 것도 그 동생이고, 아버지가 아프실 때 대소변을 다 받은 것도 그 동생입니다. 동생과의 만남은 딱 6일이었습니다. 공항에 보내면서 끝내 하고싶었던 말을 못했습니다. 그때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형이 너에게 참 미안하다. 그리고 형이 네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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